[폰트이야기]Let's do it! 집콕 타이포그래피

배포일 2020.06.08

2020.6.9.




코로나19로 인해, 디자인 업계 역시 비대면 시대의 흐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화상 미팅 등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거니와 디자인 전시, 디자인 교육에서도 비대면/온라인 소통이 활발하다.


비대면 접촉이 일상이 되면서, 고전 매체인 '책'도 코로나 발병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한다.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집콕' 하며 읽을 수 있고, 타이포그래피 지식의 확장을 돕는 '해외' 타입 디자인 관련 서적 몇 가지를 추천한다.

타이포그래피 혁명가 얀 치홀트의 수집 기록, 동시대 가장 아름다운 글꼴을 만드는 디자이너의 노하우, 

동아시아 문자 디자인으로의 입문에 관심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해외탐방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먼 나라로부터의 택배를 기다리며 설레는 경험을 해보길 권한다. 

디스플레이 화면을 잠시 끄고, 종이의 결과 촉감을 느끼며 '활자'에 빠져보자. 








1. 앰퍼샌드의 간략한 역사 

(A Brief History Of The Ampersand, Jan Tschichold) 


현재까지도 영향력을 끼치는 ‘신 타이포그래피’ 혁명가, 얀 치홀트(Jan Tschichold)는 글꼴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앰퍼샌드(&, Ampersand)에 애정을 보였고, <ET의 형태 변화(Formenwandlungen der Et)>라는 제목의 독일어로 된 책을 펴냈다.


앰퍼샌드는 본래 어원을 따지자면 'and'의 의미를 가진 라틴어 'Et'에서 온 것이다. E와 T를 빠르게 쓰면서 점점 지금의 형태로 변하게 되었다. 기록상 남아있는 ‘최초’의 앰퍼샌드는 폼페이 벽화의 낙서인데, 로마가 망하기 전인 기원후 1세기 경으로 추정된다. 지금 현대인의 눈에 익숙한 앰퍼샌드와는 상당히 괴리감 있는 형상인데, 수 세기 간 펼쳐질 엠퍼샌드 디자인 변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얀치홀트는 이 폼페이 벽화의 앰퍼샌드를 시작으로 유럽 각지에 있는 약 300여개의 도안을 모아 책을 만들었다.


꼼꼼하게 도안별로 출처와 시기를 기록해놓아, 형태 변천과 함께 히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다. 굳이 글을 읽지 않아도, 글자의 시간에 따른 자형 변화가 매우 다이나믹해 시각적인 재미는 물론, 글자 표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시로 아주 적절하다. 도안에서 시대별로 두드러지는 스타일과 도구의 차이를 느낄 수 있으며, 책 후반으로 갈수록 익숙한 형상인 Baskerville, Clarendon 등 라틴 서체의 앰퍼샌드도 등장한다. 원서인 독일어 책은 구하기가 힘들고, 파리에 위치한 Zeug 출판사에서 몇 년 전 프랑스어판/영문판을 번역해 판매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온라인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  Zeug 출판사 www.zeug.fr/shop/ampersand-tschichold


폼페이의 낙서에서 발견된 앰퍼샌드 (서기 79 년경)


Zeug출판사에서 발행한 'A Brief History of the Ampersand', Jan Tschichold







2. 레터링의 황금 비밀 

(The Golden Secrets of Lettering, Martina flor) 


엠퍼샌드로 글꼴의 히스토리를 맛봤다면, 글자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에 손가락이 간질간질 해질 수 있다. 커다란 하드커버 표지로 된 이 책은 알파벳 디자인 용어부터 아트웍까지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라틴 알파벳 기반의 레터링 작가인 Martina flor는 독일어판을 시작으로 이 책을 6개 국어로 버전으로 펴냈다. (아쉽게도 아직 한국어판은 없고,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포르투갈어/독일어/일본어 버전이 있다.)


기초부터 고급 기술까지 내용이 다양하기 때문에 난이도에 따라 읽을 수 있다. 라틴 알파벳의 기초부터 배우고 싶다면 첫 장부터 훑어보기를 권한다. 디지털 아트웍을 그리기 위한 고급 정보를 활용하고 싶다면 책 뒷 챕터를 보고 아웃라인 과정에서의 노하우와 컬러, 텍스처 효과로 섬세하게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책의 타이틀 레터링을 직접 그리는 내용이 흥미로운데, 스타일링과 구도를 다양하게 잡은 시안과 러프 스케치, 완성된 스케치까지 모두 연필 드로잉으로 보여준다. 손맛이 느껴지는 작가의 시원시원한 드로잉 실력이 상당하다. 마치 디자이너의 노트를 훔쳐보듯, 디테일한 수정 내용을 기록해 놓아 디자인 의도에 따라 수정되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활용하는 한 가지 팁은, 많은 책 속 레터링들 중 맘에 드는 것을 따라 그려보는 것이다. 트레이싱지를 준비해, 집게나 마스킹 테이프로 페이지에 고정해 주고, 연필로 러프 스케치를 해준다. 그 위에 확정된 라인을 플러스펜의 심플한 선으로 마무리해 주면 된다. 저자인 Martina flor 역시 최종 아트웍은 디지털 펜 툴로 마무리하지만, 기초는 언제나 연필 스케치로 구조를 잡는다. 기초부터 탄탄하게 알파벳 레터링을 만들고 싶다면 따라 그려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  Martina flor 홈페이지  www.martinaflor.com/portfolio/golden-secrets-of-lettering






6개국어로 번역된 'The Golden Secrets of Lettering'







3. 한지 그래피

(Hanzi graphy, Mariko Takagi) 


알파벳 문화권이 아닌 동아시아 타이포그래피에 관심이 많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한자와 알파벳 디자인에 대한 기본 조형과 구조의 차이점 등 한자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입문서로 적절하다. 


이 책에서는 중국어 번체(Traditional Hanzi, 홍콩/대만/마카오 사용), 간체(Simplified Hanzi, 중국 사용), 일본 한자(Kanji)의 조형적 차이점을 보여준다. 번체에 비해 중국어 간체와 일본 한자는 '간략화' 되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방법의 차이로 인해 디자인적으로도 차별화된 형태를 가지고 있다. (한국한자가 비교 대상에서 빠져 아쉽지만) 한눈에 조금씩 다른 한자의 생김새를 관찰할 수 있다.


본문에서, 한자 조형요소를 설명할 때 알파벳에 빗대어 이미지를 보여준다. 또한 한자 서체의 카테고리 구분과 소개도 알파벳 이미지와 함께 볼 수 있다. 때문에 외국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한자 디자인에 생소한 독자도 천천히 따라갈 수 있도록 한 친절한 장치들이 돋보인다. 책의 본문도 영어로 쓰여있는 만큼 라틴문자가 익숙한 대상이 읽으면 이해가 빠를 것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친절히 설명해 놓아 어렵게 생각되는 한자 디자인을 흥미롭게 느낄 수 있다.


👉🏻  MCCM 출판사  www.mccmcreations.com/hanzigraphy-takagi










기획   직지소프트 기획팀

글.편집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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